시크릿베일리

book 소개

  • 2024. 5. 3.

    by. 도니써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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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책-도서의-소개
      나쁜-책-도서의-소개

       

      나쁜 책 도서의 소개로 김유태의 『나쁜 책』은 인류의 역사에서 안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형된 후 널리 알려진 책 30권을 골라 여행을 떠난다. 여행(혹은 탐험)이라고 한 이유는 30권 모두 독자를 우선 작가의 모국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나쁜 책 도서의 소개

      이 책은 권위적인 국가권력이 불온함을 감지한 책과 평균적인 시민사회가 불편함을 느끼는 책을 모두 다룬다. 그게 중요하다. 이제 불온함의 가치는 생존주의와 부족주의에 의해 무시 혹은 냉대의 대상이 됐고, 불편함의 가치는 때로 타인에 대한 윤리적 섬세함과 충돌하는 것처럼 보여 그 명분이 약화됐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여전히 이 두 가치를, 그것의 갱신된 버전으로, 동시에 밀고 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좀 특별한 독서 에세이인 정도가 아니라 그런 정치적·문화적 맥락 속으로 뛰어든 결단이다.

       

      성실한 본문을 압도하는 서문의, 저 이글거리는 문장들의 결기를 보라. 김유태는 나쁜 책이 좋은 책이라고 적었다. 이 책은 나쁘기 짝이 없는 역작이다.

       

      김유태 시인은 매주 나오는 수백 권의 신간을 일별하고, 그중 두세 권에만 눈길을 줘 글로 써낸다. 다년간 쌓아온 일별의 감각은 깊이를 만들어냈고, 독자들이 책의 바다에 빠져 있을 때 무사히 섬이나 해안으로 올라오도록 경계표지가 돼주었다.

       

      『나쁜 책』에서도 불에 타죽거나 물에 빠져 익사할 뻔한 책들을 구원해낸다. 20세기와 21세기에 나온 책더미의 혼란 속에서 열독 경로의 경험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인도해줄 것이다.

       

      이 책은 소란에 대항할 수 있는 아주 독특한 목소리다. 그 목소리에는 저자만의 독특한 선율이 담겨 있다. 나쁜 책을 사랑하고 그 책들이 내는 음악을 아는 이에게만 들리는 속삭임이자 노래다. 

       

       

       저자소개 김유태

      매일경제신문 문화부 기자. 2023년 7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연재 기획 ‘금서기행, 나쁜 책’으로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6개월간 1000만 명의 독자를 만났다.

       

      현재 문학·출판·영화 담당 기자로 일하며 ‘영화와 소설 사이’ ‘책에 대한 책’ ‘시가 있는 월요일’ 등을 연재하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 기획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현대문학을 공부했고,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을 다니다 중퇴했다. 문예지 『현대시』로 등단해 문단에 나왔으며 시집 『그 일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를 출간했다. 


      최근작 : <[북토크] <나쁜 책> 김유태 기자 X 신형철 평론가 북토크>,<나쁜 책>,<그 일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발췌문

      독자는 문장으로 적힌 지옥의 창문을 열어보면서 자유의 물결 속에 자신을 위치시킬 수 있다. 편협한 생각, 작가에 대한 권능자의 질투와 조바심이 금서를 만든다. 금서의 작가는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고자 힘썼던 초극적인 존재들이다.

       

      그들은 안전하지 못한 책으로 안전한 사회를 만들었다. 금서를 읽으며 여행하는 일은 곤경에 처했던 책들의 광휘 가득한 복권이다. 금서를 선택하여 읽는다는 것은 잊힐 뻔했던 인류의 가치와 미래 지향적인 진의를 제자리에 위치시키는 독자讀者적 행위다.

       

      독자는 망각의 물결에서 의식적으로 책의 불온함을 제거해준다. 이 위대한 일은 독자만이 해낼 수 있는 과업이다.

       

      외면된 이유를 짚어볼까요. 우선 대만은 난징대학살 배상 책임을 요구하는 대신 일본에게서 ‘정식 국가’로 인정받아 교역하기를 바랐습니다.

       

      둘째, 중국 공산당 입장에서 난징대학살은 자신들의 일이기보다 경쟁자였던 중국 국민당이 경험한 수치에 가까웠습니다.

       

      셋째, 미국은 전쟁 이후의 안정을 위해 이 학살의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일본은 1970년대부터 난징대학살과 ‘위안부’ 허구론을 펼칩니다. 난징의 참극은 그렇게 잊혀갔습니다.

       

      그러던 중 고작 서른 살에 불과한 동양 이민자 출신의 미국인 여성이 중일전쟁의 만행, 중국 공산당의 무신경, 미국의 외면까지 아울러 비판하는 걸작 논픽션을 출간한 것입니다. 한 사람의 노력이, 망각됐던 비극의 기억을 역류시켰습니다.

       

      절망의 씨앗은 도둑처럼 찾아와 생의 척박한 땅에 심어져 모든 풍경을 망쳐버립니다. 피콜라의 아빠 촐리가 감옥에서 출소한 겁니다. 촐리는 인간이 될 수 없는 인물이었습니다.

       

      세상은 언제나 포장지 없는 날것으로 우리에게 비극을 보여주지만 소설이 그 날것을 거울처럼 옮겨 적는 일은 늘 불허되었습니다. 토니 모리슨의 글은 그 날것을 바라보게 해주는 창窓과 같은 기능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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