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베일리

book 소개

  • 2024. 1. 1.

    by. 도니써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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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도서의 책소개로 원시 시대 동굴 속에서 나누던 이야기에서부터 디즈니의 애니메이션까지,  『일리아드』와 같은 고전에서부터 정치인 트럼프의 거짓말까지. 강력한 이야기는 삶을 구할 수 있고, 투표 결과를 좌우할 수 있으며, 사회를 바꿀 수 있다. 또한 전쟁을 일으킬 수 있고 사람들을 영원히 반목시킬 수도 있다. ‘이야기하는 원숭이’인 우리들은 이야기의 힘 덕분에 진화적 이점을 얻고, 문명을 이룰 수 있었다.

      2022년 독일 독서문화진흥재단에서 선정한 최고의 논픽션 중 한 권에 들어갔던 이 책에서 저자들은 이야기가 지닌 상반된 영향력을 추적한다. 그들은 어떤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를 위험에 빠뜨리는지 그리고 우리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이야기가 왜 절박한지를 잘 풀어놓고 있다.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도서의 책소개

      1945년 출간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 조지프 캠벨이 분석한 수천 개에 이르는 전 세계 신화와 전설은 예외 없이 난관을 극복하고 성공에 이르는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켈트와 아랍 신화, 인도와 그리스의 반신반인(半神半人), 그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독자적인 미국 원주민이나 토착민의 고대 이야기에서도 항상 같은 도식이 발견된다. 붓다나 예수 그리고 마호메트의 이야기도 정확히 이런 서사를 따른다. 캠벨은 이를 인간에게 내재한 ‘서사 유전자Narrative Gene’로 처럼 이해했다.

       

      실제로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들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공통의 서사 유형이 존재한다. 2018년 버밍엄 대학교의 행동경제학 및 데이터과학과의 포그레브나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6,000편의 영화 속에 담긴 감정 곡선을 분석했는데 6,000편의 영화는 여섯 가지 형식(더 크게 보면 세 가지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헐리우드 영화든 발리우드 영화든 K-무비든 마찬가지다.

       

      어떤 범주들일까? 첫 번째 범주에는 가난뱅이에서 백만장자가 되는 이야기(‘누더기에서 재물로’), 또 하나는 거꾸로 주인공이 끝없이 추락하는 이야기(‘재물에서 누더기로’)가 있다. 두 번째 범주에는 누군가 구덩이에 빠졌다가 탈출하는 이야기(‘맨인홀Man in Hole’) 또 하나는 반대로 누군가 한참 상승한 후에 끝없이 추락하는 이야기(‘이카로스’)가 있다. 세 번째 범주에  우리가 익히 아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있으며 그 반대편에는 처음에는 강한 타격을 경험하고 중간에 상승하지만 결국 비극을 맞는 오이디푸스 이야기가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어떤 영화를 선택했을까? 가장 큰 수익을 거둔, 가장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은 스토리는 누군가 구덩이에 빠졌다가 탈출하는 ‘맨인홀’ 형식이었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바로 뒤를 이었다. ‘수익’과 ‘평가’는 별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관객들의 최고의 찬사를 받은 형식은 어떤 것이었을까? ‘가난뱅이에서 백만장자’가 되는 형식이었다. 영화 속에서 끝없는 추락을 경험하게 하거나 마침내 비극으로 끝나는 작품은 대개 관객들의 선택이나 찬사를 받는 경우가 드물었다. ‘백만장자에서 가난뱅이’로 이동하는 스토리는 특히 성공적이지 못했다. 사람들은 대체로 해피엔딩을 사랑한다.

      영화나 소설 속 이야기에만 익숙한 서사 구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는 스토리의 뼈대, 즉 마스터 플롯에는 경쟁, 구원, 탐색, 변신, 복수, 약자, 러브 스토리, 추적, 성인, 자기희생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허구이든 사실이든, 혹은 뉴스, 교육,  광고를 비롯하여 정보가 교환되는 모든 곳에서 이런 서사 구조가 발견된다.


      2018년 6월 12명의 태국 유소년 축구단원이 물이 찬 동굴에 갇혔다. 이들의 이야기가 언론을 타기 시작하자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소년들을 응원했다.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는 그들 모두가 생존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모두 생존해 돌아왔다. 소년들이 갇혔던 동굴은 이제 매년 100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구원’ 서사의 마스터 플롯이 잘 작동한 사례다.

       

      반면에 같은 해 예멘 내전 중 굶주림으로 사망한 5세 미만의 어린이 85,000명에 대해서는 훨씬 적게 보도되었다. 이렇게 상반된 보도 횟수의 이유는 명백하다. 이례적 사건이 지속적인 위기 상황에 비해 뉴스 가치가 높다는 요인 외에도 예멘 어린이의 운명이 서사적 측면에서 너무 추상적이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예멘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연출할 수 있을 만큼 상징적인 개별적 사건이 없었고 위기 상황이 너무 애매모호했다. 예멘 어린이 이야기로는 태국 소년을 동굴에서 구출하는 것과  같은 해피엔딩을 기대하면서 확실한 저널리즘 연출을 전개하기가 불가능했다. 아무리 ‘뉴스’의 기능에 대해 따따부따해도 이것이 현실이다. 지금도 큰 재난이나 재해가 일어나면 곧이어 언론은 영웅 혹은 의인 찾기에 골몰하며, 독자는 사건의 원인이나 발단보다 여기에 더 큰 관심을 보일 때가 많다.

       

      또 ‘경쟁’ 서사는 모든 형태의 선거 운동에서 보이는 표준 서사며, ‘변신’ 서사는 다양한 비포&애프터 쇼에서 나타난다. ‘약자’ 서사는 <슈퍼스타K>나 <미스터트롯> 같은 경연 프로그램의 성공 보증 수표며, 정치인에게도 그렇다. 아웃사이더가 한순간에 출세하는 이야기를 모두가 좋아한다.

       저자소개 자미라 엘 우아실 (Samira El Ouassil),  프리데만 카릭 (Friedemann Karig) 

      자미라 엘 우아실 (Samira El Ouassil) 1984년 뮌헨에서 태어났으며 뮌헨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과 독일 현대문학을  전공했다. 그녀는 온라인포털 ‘위버메디엔’에서 ‘보헨샤우Wochenschau’ 컬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오더블Audible의 팟캐스트 ‘작 니말스 니체Sag Niemals Nietzsche’에서 크리스티아네 슈텡거와 함께 철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슈피겔〉 지의 온라인 컬럼 ‘간츠 마이너 마이눙Ganz Meiner Meinung’을 기고하고 있으며, 프리데만 카릭과 함께 팟캐스트 ‘해적방송국 파워플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작 :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프리데만 카릭 (Friedemann Karig) 1982년 슈바르츠발트에서 태어났으며 언론학, 철학, 사회학,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는  〈쥐트도이체 차이퉁〉, 〈쥐트도이체 차이퉁 마가진〉, 〈디 차이트〉, 온라인매거진 〈예츠트〉에 기고하고 있으며, 그림메상 후보에 오른 프로그램 ‘예거 & 잠믈러Jager&Sammler’(ARD/ZDF 방송)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그는 소설 『정글』,  『우리가 사랑하는 법. 일부일처제의 종말Wie wir lieben. Vom Ende der Monogamie』을 출간했다.
      최근작 : <세상은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발췌문

      여러분이 37,000년 전 호주 초원 지대의 원주민이라고 잠시 상상해보라. 조상 때부터 사냥터였던 땅에 갑자기 화산대가 형성되고 곧 불과 용암을 내뿜기 시작한다. 불과 몇 달 만에 원주민의 고향은 그 모습이 완전히 바뀌고 수많은 동족이 목숨을 잃는다. 이제 여러분은 세상이 예측할 수 없고 가끔은 끔찍한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고 이치에 맞지도 않으며 아무도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 죽을 때까지 이런 일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이야기를 만들어내든지 둘 중 하나다.

       

      ‘있는 일을 이야기하기’가 갑자기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기’, ‘있을 수 있는 일을 이야기하기’로 바뀌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동굴 안이나 앞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사람들은 그곳에 있지도 않았던 검치호랑이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이는 언젠가 정말로 검치호랑이를 마주칠 때를 대비하여 정신적으로 무장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바로 여기서 허구가 시작되었을까? 사냥꾼들의 이야기에 나오는 매머드가 그냥 큰 정도가 아니라 산만큼 거대했을까?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특히 인상적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들이 부족에서 완전히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 것일까?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매머드가 공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크게 묘사된 이야기가 별 볼 일 없는 토끼 사냥보다 더 많이  이야기되었다는 사실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내러티브의 진화에서 더 흥미진진하고 더 인상적인 이야기가 확고한 위치를 차지한 이유는 객관적인 정보보다 박진감이 있어서 더 잘 전달되고 더 많이 이야기되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의 어느 시점부터 미화되거나 완전히 꾸며낸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진화적 우월성으로 이어지는 생존 요인이 되었다.

       

      말하자면 허구에 의한 생존Survival by Fiction이다. 그리고 곧 이야기는 우리가 서로에게 경고하거나 위로하는 방식, 우리가 스스로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 모든 인간이 자신에 대해 말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스토리Geschichte는 이야기되는 내용을 가리키며, 이야기Erzahlung는 이것이 어떻게, 어떤 수단과 동기로 행해지는지를 나타내며, 내러티브 Narrativ는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 이야기가 전해지는지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나무 열매를 따 먹은 여자 때문에 낙원에서 추방당한 남녀에 대한 스토리의 경우 이야기는 유혹, 죄책감, 추방에 대한 것이지만 이러한 이야기의 지배적 내러티브는 다음과 같다. 즉 ‘여성은 위험하다.’ 


      또는 신약성경을 예로 들 수 있다. 스토리 : 목수의 아들에서 한 종파의 지도자가 된 사람이 유대인 체제와 로마의 통치 세력에 맞서다가 결국 그로 인해(그리고 우리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힌다. 이야기 : 종교에 기반을 둔 전형적인 메시아.  내러티브 : 이타심, 자비, 지혜를 통한 초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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